'런닝맨', 좀비 얻고 런닝맨 잃었다

유지현 기자 idsoft3@reviewstar.net
입력시간 : 2012-06-11 13:41:22 수정시간 : 2012-06-11 13:56:21

사진 : SBS 방송 캡처
‘런닝맨’ 좀비 특집은 기존의 ‘추격전’과 다르지 않았다.


지난 10일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에서는 멤버들이 런닝고 학생으로 분해 교복을 입고 무의도로 수학여행을 떠났다. 무의도에 갇힌 인간 멤버들은 모체 좀비였던 개리를 피해 좀비가 되지 않기 위한 치열한 레이스를 펼쳤다.

스파이에서 좀비로의 진화를 예고하며 사상 최고의 서스펜스를 기대케 만들었던 ‘런닝맨’은 ‘좀비’라는 소재를 완전하게 살리지는 못했다. 본디 추격전이 모토인 ‘런닝맨’은 이날 역시 추격전을 기본 구도로 죽지 않는 존재인 ‘좀비’라는 아웃이 없는 새로운 규칙을 만들었고, 이에 특수 용액이 든 물총으로 제거한 뒤 이름표를 뜯어야만 하는 업그레이드 된 승부를 선보였지만 아쉽게도 ‘좀비 레이스’의 특수성을 입증해내지는 못했다.

모체 좀비인 개리로부터 전염된 멤버들은 인간에서 좀비로 각성, 모체 좀비를 위해 나머지 인간 멤버를 유인해야 했다. 인간을 가장하고 있는 좀비들 사이에서 언제 좀비가 될지 모른다는 ‘좀비 레이스’는 멤버들의 긴장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밀폐된 공간이라는 공간적 제약, 누가 좀비인지 혼란되는 상황과 추격전 등 ‘입체적인’ 공포요소가 분명한 상황이었다.

또, 이미 2년여의 추격으로 제작진들을 파악하고 있는 멤버들은 여학생들로부터 받은 물건과 방의 국가를 연결시키는 놀라운 추리력을 보여줬다. 또, 좀비를 피하기 위한 최고의 무기가 유재석의 ‘후각’이라는 의외의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점들이 평소 ‘런닝맨’의 스파이 추격전 그 이상의 긴박감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이번 특집에서 ‘런닝맨’은 아무도 믿을 수 없게 만드는 심리전으로 내부의 멤버들의 심리를 주재료로 삼아 레이스를 펼쳤지만 색다른 긴장감을 유발하지는 못했다.

이번 특집은 명백히 ‘스파이’를 ‘좀비’로 진화시킬수 있는 멋진 기획이었지만 ‘런닝맨’이 추격전 안에서 각자의 캐릭터의 얽힘으로 이뤄지는 이야기들과 캐릭터들은 살아남지 못했다.

이날 ‘런닝맨’ 멤버들은 런닝고 학생으로 분해 ‘학교짱’ 이광수, ‘전교 1등’ 김종국, ‘고학생’ 개리, ‘얼짱’ 송지효, ‘게임폐인’ 지석진, ‘부잣집 외아들’ 하하, ‘춤짱’ 유재석 등 새로운 캐릭터로 재배치 됐지만 오히려 좀비라는 거대한 서사 아래 캐릭터들의 개성이 사라지고, ‘이상한 수학여행’이라는 콘셉트 역시 제대로 활용해내지 못했다.

이번 특집은 ‘런닝맨’ 특유의 기존의 시스템을 살리지 못한 ‘소재’에만 부합한 에피소드였다. 인간과 좀비 사이의 추격에 레이스가 집중되면서 ‘육체’ 보다는 ‘심리’전에 가까운 승부가 펼쳐졌고, ‘힘의 권력’을 앞세운 기존의 추격전의 식상함을 벗어났지만 새로움을 강조한 만큼 기존의 재미까지는 살리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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